좋은글·아름다운글

외로움/바닥은 없다/사랑과 행복

낭고 / 사슴 2011. 9. 19. 17:06

<1>

울지 마라

외로우니깐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2>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지 않아도

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은 없다고

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3>

사람을 좋아하고

만남을 그리워하며

작은 책 갈피에 끼워 놓은

예쁜 사연을 사랑하고

 

살아 있다는 숨 소리에 감사하며

커다란 머그잔에 담긴 커피 향 처럼

인생이 담긴

향기로운 아침이 행복합니다

 

어디서 끝이 날지 모르는

여정의 길에

마음 터 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좋고

말이 통하고 생각이 같고

눈빛 하나도 마음을 읽어주는

좋은 친구가 있어 행복 합니다

 

아쉼움의 인생 길에

사랑받는 축복으로

고마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음악처럼 흐르는 하루가 참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