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나니 병고로 양약을 삼으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곤란함이 없으면 업신여기고 사치한 마음이 생기니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공부하는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나니
장애 속에서 길을 찾아라.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마라.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하기 쉽나니
어려움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순결함으로써 사귐을 깊게 하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마라.
내 뜻대로 순종해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지나니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서 원림(園林)을 삼으라.
공덕을 베풀면서 과보를 바라지 마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덕 베푼 것을 헌신처럼 버리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마라.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나니
적은 이익으로 부자되라.
이와 같이 막히는데서 도리어 통하는 것이요,
통함을 구하는 것이 도리어 막히는 것이니라.
-묘협스님(보왕삼매론에서)-